[시장] 한-미 FTA의 과실이 날아갈 수도 자동차 시장은

한-미 두 나라의 자유무역협정(FTA)의 전개 양상이 이상하다. G20 서울 회의를 전후로 한국과 미국의 FTA 관련 만남에 대해서 초기에는 국회의 비준을 거쳐야 하는 협상이냐 아니면 단순한 협의냐에 초점이 맞춰지더니 이내 결렬되고 오바마는 빈손으로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였더랬다. 그런데 요즈음 한국의 FTA 담당자들은 국회 비준이 필요할 것 같다느니 주고받기 협상을 하겠다는 초기와는 달라진 태도를 보인다. 한-미 FTA의 가장 큰 과실이라고 홍보된 자동차도 내줄 것 같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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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8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재협상 방침을 공식화했다. 미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협정문을 수정하게 된 상황인 만큼 자동차와 쇠고기 이외의 범위로 논의를 넓혀 ‘이익균형’이 무너지지 않도록 우리도 받아내기 위해 ‘주고받기’식 협상을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협상범위를 최소화하고, 독소조항도 협상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어서 이익균형을 맞출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중략)

우선 자동차 외 분야 중 협상테이블에 올라가는 범위가 최소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또 투자자-국가 소송제(ISD)는 독소조항이 아니라며 협상 대상에서 제외할 것임을 시사했다. 비위반제소, 래칫(역진방지장치) 등 여타 독소조항들도 의제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협상에 앞서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혀놓은 셈이다.

일각에선 자동차 분야에서 미측에 양보하는 대가로 농산물 분야에서 세이프가드(수입제한관세) 적용 범위를 현재의 30개에서 확대하고 의약품 분야에서 수정 요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 대표가 “자동차 분야에서도 요구할 것이 있다”고 밝힌 점으로 미뤄 자동차 분야에서 관세철폐기한 연장 요구를 받아들이는 대신 스냅백(관세원상회복) 철회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자동차 관세철폐기한을 양보할 경우 이익균형을 맞추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연구원은 2007년 자동차 협상에 따른 실익이 8억6000만달러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현지생산이 늘어났지만 아직은 이에 상응하는 이익을 얻을 분야가 많지 않다.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 조항을 철폐할 경우 실익이 크지만 미국 내 업계 사정을 감안할 때 양보를 이끌어낼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또 한·미 FTA 본협정 체결 당시 미국이 적극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전문직 비자쿼터 문제도 해결이 쉽지 않다. 일자리 창출이 국정목표인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FTA 재협상에서 자국민 일자리를 뺏는 비자쿼터를 수용할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국제관계학)는 “농업과 의약품 부문에서 획기적인 이익을 챙기지 못할 경우 산술적으로 이익균형을 맞출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더구나 독소조항을 유지함으로써 드는 손실은 산출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출처: 車 내주고, 독소조항 두고… 이익균형 어떻게 맞추나 (경향, 2010/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