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자동차 구입과 보유에 붙는 세금, 한국과 미국 자동차 시장은

만일 미국에서 뉴욕시를 거처로 정했다면, 차에 대한 나의 관심이 지금과 같지는 않았을 것이다. 뚜벅이로 지냈을 테니까. 차를 가지고 뉴욕시에 산다는 건 불행이다. 특히 맨하튼. 길거리마다 길게 늘어선 주차행렬. 어디를 둘러봐도 잘 띄는 주차표시 밑에 써있는 30분당 얼마라는 금액을 보면 생각이 바뀐다. 서울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비싼 주차료. 맨하튼으로 들어오는 거의 모든 다리와 터널마다 돈 달라고 졸라대는 어린애들처럼 톨게이트도 널려 있다. 그런 상황에서 차를 몰고 다니는 건 바보 짓이다. 조금만 늦어도 빵빵대는 뒷 차들의 성질내기는 서울과 비교해도 만만치 않다. 한적한 중소도시라면 모를까. 최소한 뉴욕같은 대도시에서 한국과 다른 운전 환경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물론, 서울처럼 새치기하는 뻔뻔스런 운전자들이 그렇게 많지 않은 건 사실인 것 같다.

미국에서 차를 구입하면 세금을 얼마나 낼까?

미국은 51개 주들이 모여 연방을 이룬 나라다. 나의 이야기는 그 중의 한 주에서 경험한 이야기이므로 보편적인 내용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항도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혀 둔다. 오히려 모든 주가 같은 경우가 더 드물다고도 하니까. 내가 사는 주에서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자동차를 구입할 때 세금(소비세 sales tax)을 내지만 한국과 달리 가격에 포함되어 있지 않고 세금의 종류도 부가가치세에 해당하는 한 가지 세금 이외에는 없다. 세율도 주마다 다르다. 한국의 경우 10%의 동일한 부가가치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주에 따라 5%~9% 정도의 세금을 매긴다. 특별소비세나 교육세 등의 세금은 없다.

자동차를 등록할 때 국내에서 부담하는 취/등록세에 해당하는 세금은 정확하게는 없는 것 같다. 자동차등록수수료(registration fee)가 있지만 이는 처음 등록 뿐만 아니라 매년 등록을 갱신하면서 내야하는 것으로 사실상 국내에서 매년 부과되는 자동차세에 해당한다. 미국에서 모든 자동차는 매년 등록을 갱신해야 한다. 그 때 등록수수료를 내는데, 국내의 자동차세와 같은 성격이다. 그러나 어떤 주에서는 중고자동차 시세 기준으로 일정 비율(예: 1%)의 재산세를 부과하는 주들도 있다고 한다. 이 경우에는 일반 승용차의 경우 한국과 비슷한 규모의 자동차세 부담이 될 수도 있겠다. 소위 럭셔리 자동차의 경우에는 오히려 세금 부담이 한국보다도 더 클 것이니 미국 어디서나 한국보다 자동차세금이 싸다고 말할 수는 없겠다.

일반적으로 이곳의 자동차 등록수수료는 금액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저렴한 수준이다. 등록수수료는 자동차의 연령과 무게를 기준으로 하는데, 배기량은 기준에 없다. 그러니 배기량이 아무리 커도 오래된 차이고 가벼운 차일수록 적은 등록수수료를 낸다. 내가 살고 있는 주의 경우 신차에 대해서는 처음 4년간 등록 및 등록갱신수수료를 초년도에 한꺼번에 미리 내도록(4-year accelerated registration program) 하고 있다. 미리 낸 수수료는 다른 주로 이사가더라도 돌려 받지 못한다. 예를 들어, 현대 아제라 (한국: TG그랜저) 3,800cc를 이곳에서 새차나 중고로 구입했을 때, 한국의 1년치 자동차세에 해당하는 등록수수료는 '84'달러(8만원)선. 아제라 새차를 사서 이곳에서 초년도에 4년치를 한꺼번에 낸다고 하더라도 선납 세금은 320달러가 전부다.

반면에 한국에서는 1,500cc 아반떼의 1년치 자동세가 27만원, 2,000cc 아반떼는 52만원이다. 보유 단계에서도 한국 운전자들의 부담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오히려 한국의 경우에는 주택이든 자동차든 시가 기준으로 재산세를 매기지 않고 세율도 낮다 보니 공시지가 3억원짜리 아파트의 1년 재산세가 대체로 40만원 안팍에 불과하다. 금액을 비교하면 2,000cc 초과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내야하는 자동차세가 더 많은 코미디같은 상황이 연출되고 있기도 하다. 물론 굳이 비교하자면 거의 모든 가구가 보유하고 있는 자동차에 대한 세금은 한국이 미국보다 더 비싸고, 일부만 가지고 있는 주택에 대한 세금은 한국이 미국에 비해 매우 저렴한 수준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미국의 자동차 구매와 보유에 들어가는 세금은 최초 구매시 내는 10% 미만의 소비세와 매년 내는 자동차 등록 및 등록갱신 수수료 (일부 주에서는 재산세 추가)가 전부다. 한편, 세금감면도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과 관련된 혜택이다. 이렇게 유류를 덜 쓰는 그린차량을 구입하는 사람에게 세제상 혜택을 주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어떨까?

한 마디로 많~은 세금이 기다리고 있다. 자동차를 보유하는 데 들어가는 자동차세도 문제이지만, 더 큰 것은 최초 구매시에 붙는 세금이다. 구매시에는 특별소비세와 부가가치세 이외에 등록시에 붙는 취득세, 등록세와 지하철공채 등 채권을 구입해야 하는 부담이 기다리고 있다. 경차가 아닌 한 상당한 세부담을 각오해야 한다. 정리하자면,

< 구입시 부담해야 할 세금 >

A. 새차 구입가격에 포함된 세금
- 특별소비세: 5% (2000cc 미만), 10% (2000cc 이상)
- 교육세: 특별소비세 금액의 30%
- 부가가치세: 10%
B. 새차 및 중고차 등록시 부과되는 세금
- 취득세: 차량 취득가액의 2%
- 등록세: 차량 취득가액의 5%
- 채권: 서울의 경우 도시철도채권을 배기량에 따른 비율로 구입. 2
* 2008년 들어서 지자체들이 채권비율을 최대 '0'%의 구입면제 수준까지 제시하여 신규 자동차를 유치
* 신차의 경우, 세전가격의 4%, 6%, 12%(2000cc미만), 20%(2,000cc이상) 상당 채권구입
* 중고차의 경우 차량취득가격의 3%~6% (수입차는 6%)
* 짚차(4륜구동 SUV)는 수입 여부, 중고 여부를 불문하고 차량세전가격의 5%
* 경차는 취득세/등록세/채권구입 면제. 절세하려면 경차(1,000cc 미만) 구입이 정답

참고: 신규 자동차 유치로 자동차세 수입 증가를 도모하는 지자체들

< 차량보유시 부담해야 할 세금: (참고: 계산프로그램) >

A. 승용차의 경우 배기량 1cc당 최소 80원에서 최대 220원의 세금을 부담하고, 여기에 30%의 교육세 추가.
B. 1,500cc 아반떼는 27만원; 2,000cc SM5는 52만원; 2,400cc NF소나타는 55만원 내외.

한국 자동차 세제는 철저하게 배기량 기준이다. 다른 기준도 있기는 하지만 승용차와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해 아직 아무런 기준도 세제혜택도 없는 한국의 경우는 오히려 하이브리드 차량에 붙는 세금이 적다. 출력은 2,000cc이상이라도 전기엔진과 1,300cc 가솔린엔진의 조합인 혼다 시빅에 붙는 세금은 모든 게 1,300cc기준이다. 그 때문에 겉으로는 없지만 보이지 않게 그린 카에 혜택을 주고 있는 셈이다.

흠 ~ 한국 소비자들 악전고투다...

참고1: 한국에서 자동차관련 세금 줄이기
참고2: FTA 비준 대비 자동차세제 개편안 / 2008 자동차세제 변경

1차: 10/14/2007
2차: 11/04/2007
3차: 05/17/2008
한국의 자동차세, 사람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 하는 두 가지 의문:

(1) 자동차 세금에는 왜 차량가격이 반영되지 않을까?
배기량만 같으면 5000만원짜리 승용차나 1000만원짜리 승용차나 같은 세액이 부과된다. 조세는 대상물의 가격에 따라 차등 부과해야 하는 것이 원칙 아닌가.
(2) 왜 동일한 차량에 대해 적용되는 감가상각률이 다른가?
자동차보험회사에서는 연간 15~20%의 감가상각률을 적용하고 있는데, 조세에서는 연 5%만 적용한다. 같은 자동차에 대한 감가상각률이 이렇게 다를 수 있는가.

2005년 6월22일자 조선일보의 기사, 배기량만 같은면 세금이 같다?에서 이렇게 답을 내고 있다.

행자부 및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자동차세'는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배기량을 기준으로 매긴다. 일부 국가는 자동차 엔진출력·무게 등을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미국은 차종·배기량에 관계없이 동일한 세금을 매긴다. 자동차 ‘가격’에 따라 자동차세를 매기는 나라는 없다. 특히, 일본·대만의 경우 배기량을 기준으로 자동차세를 매기면서 해마다 자동차세가 증가하도록 설계돼 있다. 자동차가 낡을수록 매연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동차세를 가격이 아닌 배기량으로 매기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어왔다. 특히 2002년 서울행정법원이 “승용차 배기량에 따라 자동차세를 일률적으로 부과토록 한 옛 지방 세법 조항은 헌법에 위반된다”며 헌법재판소에 위헌제청을 했다. 그러나 당시 헌재는 재판관 전원일치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자동차는 그 자체로서 가치가 있는 순수 재산이기보다 사용에 가치가 있으며, 자동차세는 재산세적 측면뿐 아니라 도로운행과 대기오염에 대한 수익자부담금적 성격도 가지고 있는 만큼 배기량을 기준으로 자동차세를 과세한 것이 위헌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자동차세 계산에서 감가상각률 적용의 경우 정확한 명칭은 ‘새차·헌차 차등과세’로서 이는 감가상각률과 개념이 다르다. 배기량이 기준인 자동차세와 자동차 가격이 주요 기준인 보험료의 감가상각률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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